좋은 회사를 어떻게 고르나
여섯으로 시작해서, 지금은 넷을 본다
102개 중에서 매주 일곱을 뽑으려면 줄을 세워야 한다. 무엇을 보고 세울지 여섯 가지를 정했다. 그 여섯은 지금 없다.
처음엔 여섯이었다
무엇을 보고 세울지는 이 여섯이었다.
- 전문가들의 예상치가 올라갔는지 내려갔는지
- 매출과 이익이 자라는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지
- 같은 갈래의 회사가 먼저 발표했다면 그 결과가 어땠는지
- 발표를 앞두고 눈에 띄는 소식이 있었는지
- 지난 몇 분기 동안 예상을 넘겨 왔는지
- 나중에 규칙을 고치면 그 결과를 되먹이는 자리 하나
여섯을 고른 것도, 크게 볼 것과 작게 볼 것으로 가른 것도 사람이다. 내가 안 정한 것은 그 안이다. 각각 몇 대 몇으로 볼지는 AI 가 낸 대로 받았다. 이유는 여드레 뒤에 적혔다 — 채점을 쌓아 가며 고칠 생각이었으니 출발점 자체는 중요하지 않다고 봤다는 것이다.
망설이지 않았다. 여섯을 몇 대 몇으로 볼지를 AI 가 낸 대로 받았지만, 어느 쪽에 무게를 실을지는 내가 갈랐다. 크게 볼 것과 작게 볼 것을 나눠 두고 그 안을 맡긴 것이다.
어차피 채점이 쌓이면 고칠 값이었다. 처음부터 맞는 값을 찾을 이유가 없었다.
그런데 점수 차이 안에 아무것도 없었다
그 여섯은 9월 5일까지 한 줄도 안 바뀌었다. 그러다 두 주쯤 지나니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한 회사의 어떤 항목이 만점으로 찍혀 있었다. 만점이 나올 자리가 아니었다. 들여다보니 두 회사가 점수에서 꽤 벌어져 있었는데, 그 점수를 만든 실제 값의 차이가 사실상 0이었다. 소수점 아래로 한참 내려가야 나오는 차이였다.
줄 세우는 방식이 원인이었다. 값을 큰 것부터 죽 늘어놓고 몇 번째에 섰느냐로 점수를 주고 있었다. 이러면 값이 거의 같아도 순서는 어떻게든 만들어진다. 누가 더 큰지만 묻고 차이가 있기는 한지는 안 묻는 방식이었다.
눈여겨볼 회사를 고르는 용도라면 이걸로 충분하다. 대충 눈에 띄는 순서면 된다. 맞히겠다고 내놓는 것이라면 못 쓴다.
원래 하려던 것이 맞히는 일이었다. 만들기 시작할 때 그렇게 부르지 않는 쪽으로 갔을 뿐이다. 9월 5일에 그걸 되돌렸다. 눈여겨보자고 고른 회사는 안 올라도 틀린 게 아니다. 맞히겠다고 내놓은 회사는 안 오르면 틀린 것이다.
그래서 지금은 넷을 본다
여섯을 넷으로 줄이고, 그 넷을 두 묶음으로 갈랐다. 한 묶음은 사람이 짠 계산으로 나오는 점수, 다른 묶음은 AI 가 보고 매기는 점수다. 계산 쪽이 훨씬 무겁다.
계산 쪽 셋은 이렇다.
하나, 전망치와 주가가 어느 쪽으로 움직이고 있나. 전문가들의 예상치가 오르내리는 것만 보던 자리인데, 여기에 주가를 넣었다. 예상치는 몇 사람이 고쳐야 움직이지만 주가는 시장 전체가 매일 표를 던진 결과다. 앞에서 말한 사고가 바로 이 자리에서 났다.
이 안에 하나만 거꾸로 센다. 발표를 앞두고 주가가 이미 많이 올랐으면 깎고, 안 올랐거나 빠졌으면 그만큼 더 준다. 오를 만큼 올랐으면 좋은 실적이 나와도 발표 날 더 오를 여지가 그만큼 줄기 때문이다.
여기서 "많이" 는 그 회사 자신과 견준 값이다. 얼마 전 종가와 지금 종가를 견준다. 그리고 그 주에 다들 올랐으면 같이 오른 종목은 안 깎인다 — 늘어놓고 몇 번째냐로 점수가 정해지기 때문이다.
같은 갈래 회사들의 주가가 다 올랐는지도 따로 본다. 이쪽은 거꾸로 세지 않는다. 그래서 나만 많이 오른 회사는 깎이고, 갈래가 통째로 오른 회사는 더 받는다. 여기까지가 주가 이야기다.
둘, 같은 갈래 회사가 먼저 발표했다면 그 결과가 어땠나. 이건 주가가 아니라 발표한 내용을 본다. 예전에는 같은 칸에 있으면 다 동료로 봤다. 그런데 그 칸 안에 파는 회사와 사는 회사가 섞여 있었다. 한쪽이 잘되면 다른 쪽도 잘되는 사이가 있고, 한쪽이 돈을 많이 쓰면 다른 쪽이 버는 사이도 있다. 그래서 누가 누구에게 영향을 주는지 방향까지 적은 표를 따로 만들어 그것만 탄다.
그러면 짝이 없는 회사가 많아진다. 102개 중 대부분이 그렇다. 이건 고장이 아니다. 없는 짝을 억지로 만드는 것보다 낫다.
셋, 지난 몇 분기 동안 예상을 넘겨 왔나. 늘 넘기던 회사는 이번에도 넘길 때가 많다. 그런데 이 항목에는 문제가 하나 있다.
나중에 맞았는지 틀렸는지를 셀 때 보는 것이 이번에 예상을 넘겼는지다. 재는 것이 거의 같다. 그러면 이 항목은 잘 맞을 수밖에 없다. 잘 맞아서 잘 맞는 게 아니라 맞힐 것을 미리 점수에 넣어 둔 것이다.
그렇다고 빼지는 않았다. 지난 이력을 보는 건 실제로 쓸모가 있다. 대신 경고를 기록에 같이 붙여 뒀다. 이 항목이 잘 맞더라도 곧이곧대로 읽지 말라는 표시다. 그리고 되돌아보는 쪽이 이 항목의 무게를 못 건드리게 막았다.
넷째만 줄을 안 세운다
넷째가 AI 다. 종목 하나하나에 대해 어떻게 될 것 같은지 판단을 낸다.
이 항목만 다르게 쓴다. 앞의 셋은 102개를 늘어놓고 몇 번째냐로 점수를 주는데, AI 가 낸 점수는 그대로 쓴다. 이유가 둘이다.
AI 는 후보 전체를 한 번에 보지 않는다. 종목마다 따로 물어본다. 전체를 못 본 판단을 전체 안에서 줄 세우면, AI 가 하지 않은 비교를 우리가 만드는 것이 된다.
그리고 AI 가 "다들 비슷해 보인다" 고 답해도, 줄을 세우면 순위가 억지로 벌어진다. 없는 차이를 만들어 낸다. 앞에서 여섯을 갈아엎게 만든 것이 바로 그 병이었다. 새로 만든 자리에서 그걸 되풀이할 이유가 없다.
AI 를 부르는 순서도 정해 뒀다. 계산보다 먼저 부른다. 계산 결과를 먼저 보여주면 AI 가 거기에 끌려간다. 제 의견이 아니라 앞의 점수를 키우는 장치가 되고, 그러면 둘을 가른 의미가 없어진다.
AI 가 답을 못 하면 계산 쪽 셋만으로 줄을 세운다. 그 회사가 손해 보게 두지 않는다.
값이 없으면 그 몫을 나머지가 나눠 갖는다
넷 중 하나가 비는 일은 흔하다. 짝이 없어서 둘째 항목이 통째로 빠지는 회사가 대부분이다.
그럴 때 남은 것끼리 그 몫을 나눠 갖는다. 0점을 주지도 않고, 빼고 계산하지도 않는다. 그리고 화면이 그 사실을 말한다 — 이 회사는 몇 개로 계산했고 몫이 어떻게 다시 나뉘었는지가 보인다. 안 그러면 같은 100점처럼 보이는데 속이 다르다.
다만 너무 많이 비면 점수를 아예 안 낸다. 넷 중 하나만 남아서 그 하나로 순위가 정해지면, 그건 줄 세우기가 아니라 다른 게임이다.
실패했다 싶으면 바로 바꾼다. 오래 붙들고 있지 않는다.
새로 만든 게 맞는지는 아직 모른다. 채점이 안 쌓였으니까. 틀렸으면 또 돌아가면 된다. 어차피 연습이다. 이러면서 알게 되는 것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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