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 회사를 102개로 정한 이유
고른 게 아니라 남은 수였다
미국에 상장된 회사는 수천 개다. 미미가 보는 건 102개다. 그런데 그 102개를 고른 게 아니다. 안 볼 것을 하나씩 빼고 남은 게 102개였다.
무엇을 볼지부터 정하고 시작했다
회사를 고르기 전에 어떤 회사를 볼지를 먼저 적었다. AI · 데이터 · 큰 기술회사 · 장비와 건설 · 에너지 · 전력 · 보안. 이 갈래에 드는 회사만 본다고 정해 뒀고, 몇 개쯤 남기면 되는지도 범위로 적어 뒀다. 숫자를 먼저 정한 게 아니라 성격을 먼저 정했다.
절반은 기존 명단에서, 절반은 손으로
절반은 이미 있는 유명 지수의 명단에서 가져왔다. 그 명단은 두 곳에서 따로 받아 대조했다 — 지수를 만드는 쪽이 직접 내주는 자료와, 주식 정보를 모아 주는 사이트. 두 명단이 어긋난 회사는 하나도 없었다. 한 곳만 믿었다면 새로 들어오거나 쪼개진 회사를 놓쳤을 자리다.
그 명단에서 절반 가까이를 뺐다. 생활용품 · 의료 · 소매 · 미디어 · 운송 · 금융 쪽 회사들이다. 나쁜 회사라서가 아니라 미미가 보려는 갈래가 아니어서다. 한 회사가 두 종류로 상장돼 명단에 두 번 올라와 있던 것도 하나 뺐다.
여기서 셋을 더 뺐는데, 이게 이 편에서 제일 이상해 보이는 대목이다. 꾸준히 잘 자라는데 뺐다. 미미는 분기 실적이 예상을 크게 넘거나 크게 못 미치는 순간을 보려고 만든 것이라, 늘 잔잔하게 좋은 회사는 볼 일이 없다. 좋은 회사와 이 도구가 볼 회사가 다르다는 것을 그때 처음 갈랐다.
나머지 절반은 다른 거래소 쪽에서 손으로 골라 채웠다. 전력 · 냉각 · 전력망 · 장비 · 보안처럼 앞의 명단에 잘 안 들어 있는 쪽이다. 고른 회사가 일정 규모를 넘는지는 하나씩 따로 확인했다.
넣은 것보다 뺀 것의 기록이 훨씬 두껍다
뺀 회사는 하나하나 이유가 적혀 있다. 규모가 기준에 못 미쳐서, 인수돼 종목 기호 자체가 사라져서, 급성장하는 쪽이 아니라서, 비슷한 회사가 이미 많아서.
넣은 쪽은 그렇지 않다. 특히 새로 발굴해 넣은 네 자리는 왜 그 넷인지가 지금도 비어 있다. 목록을 굳히던 그 기록에 "이건 AI가 추천한 안이고 사람 확인이 남았다" 는 경고 한 줄이 같이 들어갔는데, 그 줄은 그 뒤로 손대지 않았다. 뺀 이유는 빼곡한데 넣은 이유가 비어 있어서 더 도드라진다고, 문서가 스스로 적어 뒀다.
넣을 회사를 고르는 것도, 뺄 회사를 고르는 것도 어렵지 않았다. 잘 자라는 회사를 잔잔하다는 이유로 뺄 때도 그랬다.
따로 지켜보는 갈래를 같이 두기로 했기 때문이다. 여기서 뺀 회사가 영영 사라지는 게 아니라 저쪽에 남는다. 나중에 고칠 수 있으면 지금 완벽하게 고를 이유가 없다.
목록은 사람만 고칠 수 있게 막았다
목록을 굳히면서 규칙을 하나 같이 박았다. 자리 수는 고정하고, 바꿀 때는 하나를 빼야 하나를 넣을 수 있다. 그리고 그 일은 사람만 한다 — AI가 알아서 넣고 빼는 것은 막았다.
이유는 성적이 아니라 셈이었다. 보는 회사가 조용히 늘거나 줄면, 지난달 결과와 이번 달 결과가 서로 다른 무리를 잰 것이 된다. 그러면 잘하고 있는지 아닌지를 비교할 수가 없다.
여드레 뒤에는 목록 파일에 어느 판으로 계산했는지 적어 두는 칸을 더했다. 나중에 회사가 바뀌면 그 전 기록과 뒤 기록이 섞이지 않게 하려는 것이다. 그날 회사는 하나도 안 바꿨다. 바꿀 때를 대비해 이름표부터 붙여 둔 셈이다.
늘리려다 늘리지 않았다
8월 22일에 층을 하나 더 두는 안을 짰다. 본 목록 뒤에 대기 명단을 두고 거기서 올려 보내는 구조였는데, 같은 날 접었다. 전 시장을 따로 지켜보는 갈래를 이미 만들고 있었고, 거기 쌓이는 기록이 곧 대기 명단이라 같은 것에 이름을 한 번 더 붙일 이유가 없었다.
늘리면 무엇이 먼저 터지는지도 그때 재 봤다. 답은 시간이 아니었다. 아침에 도는 시간은 두 배가 돼도 창 안에 들어온다. 먼저 걸리는 것은 발표를 앞둔 회사의 뉴스를 다 못 읽는 것이다. 지금도 그 줄에 선 회사를 하루에 다 못 읽는 날이 있다. 목록을 늘리면 회사는 늘고 읽는 양은 그대로라, 늘어난 만큼 못 읽는 회사가 는다.
아직 한 회사도 안 바뀌었다
9월 5일에 바꾸는 방법을 설계했다. 넣을 근거는 "따로 지켜보던 회사가 실제로 성적을 냈나" 로 정했다. 스크린을 통과했다는 것은 성적이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그런데 그 근거가 처음 생기는 날이 2027년 3월 6일이다. 오늘 바로 지켜보기 시작해도 성적이 확정되기까지 시간이 걸린다. 즉 바꾸는 법은 정해졌지만 아직 아무도 못 바꾼다. 지금 목록은 8월 14일에 굳힌 첫 판 그대로다.
지난 네 주 동안 실제로 후보에 올라온 회사는 스무 개쯤이다. 나머지 여든몇은 한 번도 안 올라왔는데, 뽑히지 않은 게 아니라 아직 발표를 안 한 것이다. 회사마다 발표하는 철이 달라서, 한 분기가 다 돌아야 이 숫자가 뜻을 갖는다.
세어 보니 102였다
102는 목표가 아니었다. 갈래를 정하고, 명단을 받고, 안 볼 것을 빼고, 손으로 채우고 나서 세어 보니 102였다.
여드레 뒤에 "왜 102인가" 를 따로 적어야 했을 때, 이유가 없지는 않았다. 유명 지수를 그대로 베낀 것처럼 보이기 싫었고, "102선" 이라는 말이 입에 붙어서였다. 처음 적어 둔 범위 안이기도 했다. 다만 계산해서 나온 수는 아니었다.
그래서 문서에는 이런 문장이 같이 적혀 있다 — 나중에 이 수를 늘리자거나 줄이자는 얘기가 나와도 "왜 102였나" 를 근거로 들 수는 없다. 이유가 있었다는 것과 그 이유를 근거로 쓸 수 있다는 것은 다르다. 그 구분을 문서에 그대로 적어 뒀다.
근거 없이 정한 수는 아니다. 유명한 지수를 그대로 베낀 것처럼 보이기 싫었고, 102라는 말이 입에 붙었다.
다만 계산해서 나온 수는 아니다. 그래서 나중에 이 수를 늘리자거나 줄이자는 얘기가 나와도, "왜 102였나" 를 근거로 들 수는 없다. 그 사실을 문서에 그대로 적어 뒀다.
1년 뒤에 이 102개가 그대로 남아 있을지는 모르겠다. 몇 개가 바뀌어 있을지, 무엇을 근거로 바꾸게 될지도. 지금 정해 둔 근거는 아직 한 번도 써 본 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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