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연습을 시작하다

어? 이거 나도 만들 수 있겠는데

나는 만들어달라고 부탁하는 쪽이었다. 이런 게 있으면 좋겠다고 말하면 누군가 만들어줬고, 나는 그걸 받아서 썼다. 그게 당연한 줄 알았다.

몇 해 전부터 모아두던 자료가 있었다. 쌓이긴 했는데 찾는 데 시간이 걸렸다. 어디 있는지 알면서도 뒤져야 했다.

그걸 찾아주는 걸 만들고 싶었다. 그런 방식이 있다는 건 알고 있었다. 자료를 넣어두면 묻는 말에 맞춰 꺼내주는 것이다.

그러다 클로드하고 이런저런 얘기를 하던 중이었다.

어? 이거 나도 만들 수 있겠는데.

코딩은 할 줄 몰랐다

할 줄 아는 게 없었다. 그래도 흉내라도 한번 내볼까 싶었다. 2026년 4월에 맥북을 샀다.

산 이유는 하나였다. 내 컴퓨터 안에서 AI 를 돌려보고 싶었다. 남의 서버에 아무것도 올리지 않고, 여기서 다 끝나는 걸 만들어 보고 싶었다.

일하며 쌓인 자료는 가져오지 않았다. 연습이라도 그건 아니라고 생각했다. 대신 내 머릿속에 있는 것들을 따로 정리해서 썼다. 어차피 되는지 안 되는지만 보면 되는 일이었다.

실제로 됐다. AI 하나를 내려받아 올려놨더니 돌아갔다. 느리긴 했지만 돌았다. 자료를 넣고 물어보니 꺼내줬다.

그다음부터는 멈추지 않았다

여기까지는 나 혼자 쓰려고 만든 것이었다.

만들고 나니 다른 게 보였다.

아이들이 할 게임을 하나 만들었다. 매일 아침 읽을 것을 골라 보내주는 것도 만들었다. 그리고 지금 쓰고 있는 미미까지 왔다. 미국 회사들 실적 발표를 따라다니며 매주 일곱 개를 뽑고, 그게 맞았는지 채점하는 프로그램이다.

넉 달 만이다.

매일 밤 열두 시

퇴근하고 운동 갔다 와서 시작했다. 열두 시나 한 시까지 했다.

물어보는 게 대부분이었다. 이걸 만들려면 뭘 해야 하는지, 지금 이게 왜 안 되는지, 이렇게 하는 게 맞는지. 답을 받으면 해보고, 안 되면 다시 물었다.

구독료는 처음에 낮은 걸로 시작했다가 얼마 못 가 올렸다. 쓸 수 있는 양이 모자랐다.

재밌었다. 이렇게 재밌을 줄 몰랐다.

동시에 무서웠다. 몇 달 만에 이만큼 되는 걸 보면 앞으로 세상이 어떻게 바뀔지 짐작이 안 됐다.

그런데 주변을 보면 다들 별로 관심이 없었다. 그게 이상했다. 무서운 동시에, 지금이 기회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들이 안 하는 동안 나는 하고 있으니까.

왜 쓰기로 했나

어느 날 돌아보니 넉 달 전의 나와 달랐다.

그게 신기했다. 나는 여전히 코딩을 잘 모른다. 지금도 혼자서는 못 만든다. 그런데 만들어진 것들은 실제로 돌아가고 있다.

그러면 이건 나만 되는 게 아니겠다 싶었다. 특별한 재주가 있어서 된 게 아니니까. 궁금해하고, 물어보고, 안 되면 다시 물어본 것뿐이다.

그걸 남기고 싶었다. 잘된 것만 쓰면 안 된다는 것도 그래서다. 막힌 데, 잘못 짚은 데, 다시 한 데가 같이 있어야 따라 해볼 수 있다.

앞으로

몇 년 뒤에는 이런 도구들을 여럿 두고 부리는 사람이 필요해질 것 같다. 만드는 사람 말고, 무엇을 만들지 정하고 결과를 판단하는 사람 말이다.

그게 될지는 모르겠다. 다만 지금 하고 있는 게 그 연습인 것 같기는 하다.

이건 연습 기록이다. 잘하는 사람의 기록이 아니라, 배우는 사람이 그때그때 남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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